2021. 11. 6. 01:24ㆍ직장 생활
안녕하세요. 오늘은 대학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다가 탈임상에 성공한 후기를 주제로 글을 작성하려고 합니다.
탈임상 계기
저는 대학병원에서 약 3년간 근무했습니다. 중간에 울기도 많이 울었고 '내가 이러려고 공부했나.'라는 자괴감도 많이 들었습니다.
간호사들이 흔히 호소하는 '차라리 교통사고가 나서 출근하지 못하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수천 번은 했습니다.
바로 그만두지 않은 이유
사회 초년생치고 높은 연봉(대기업 수준),
대학병원에서 일한다는 주변의 인정,
자 대생 출신에서 오는 향후 승진 시 유리함,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학생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동기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점이 단점보다 더 크게 작용했습니다.
그리고 저 스스로 '그래, 1년 정도는 힘들겠지. 뭐든지 1년은 다 힘든 거니까.'라고 나름대로 만든 이유도 한몫했습니다.
hospital break의 시작
그런데 2년 차, 3년 차가 되어도 여전히 힘든 것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간호사가 실수를 해서 수술에 피해를 주면 안 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수술 과정에서 본인 생각대로 수술이 진행되지 않는 이유를 보조하는 주변 사람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폭언, 폭행하는 것은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제가 있던 곳은 그런 문화가 당연시되었습니다.
사례 1)
한 번은 10년 차가 넘는 간호사인데 교수에게 욕설이나 고함을 들어도 아무 말 못 하는 상황을 보았습니다.
사실 의료장비가 수술 도중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생긴 일이었는데 '그딴 것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뭐한 거냐!'며
응급상황이 아닌데도 소리 지르는 것을 보며 '이건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례 2)
만삭의 임산부에게 '너 같은 바보 멍청이랑은 수술 못한다.'며 함부로 대하는 교수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 사람은 나중에 경고를 받았지만 그런 종류의 사건들이 부지기수였습니다.
흔히 말하는 간호사의 태움도 이유가 되었습니다.
창고로 데려가 꼬집고 머리를 치는 행동, 본인의 말이 다 맞다는 억지 주장을 하는 경우, 전표를 일방적으로 바꿔달라는 경우 등 정말 다양한 태움이 있었습니다. 저는 운 좋게 신체적 폭력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제 동기는 직접 경험했습니다.
피라미드식 체계에서 있는 군대식 문화에 처음에는 비난했지만 나중에는 심지어 저도 그 문화에 익숙해지는 것을 보고 '나도 어쩔 수가 없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미래의 모습을 다른 선배들에게서 볼 수 있어서 탈임상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여기 계속 있으면 내가 더 obsessive 해지고 예민해지겠다.'라는 우려가 들었습니다.
탈임상하기 전 준비
저는 탈임상에 성공했지만 그럼에도 항상 다른 제 후배나 동기들에게 말하는 것은 나오면 나오는 대로 고생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갈 방향을 정해놓고 나오라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이 방향을 정하려면 본인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데 이 점이 가장 어렵습니다. 스스로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고 고민을 해야 어떤 직장으로 가야 할지 길이 보입니다.
다음 편은 저의 4번의 탈임상 시도에 대해 글을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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